
절약을 시작하면서 예상치 못하게 아이들 돈 교육이 함께 시작됐습니다. 처음엔 의도한 게 아니었습니다. 교재를 사거나 특별한 방법을 찾은 게 아닙니다. 엄마가 장보기 전에 냉장고를 확인하고, 가계부를 쓰고, 할인 행사에서도 리스트에 없는 건 안 사는 모습을 보다 보니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습니다. 큰애가 어느 날 자기도 용돈을 관리해보겠다고 했습니다. 그때부터 아이들과 함께 돈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거창하지 않게,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아이들에게 돈 교육이 필요한 이유
돈 교육은 빠를수록 좋습니다. 어릴 때부터 돈의 가치와 관리 방법을 배운 아이들은 어른이 됐을 때 재정적으로 더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됩니다. 그런데 학교에서는 돈 관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않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경제 개념은 있지만, 실제 생활에서 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는 가정에서 배우지 않으면 모르고 자라게 됩니다.
금융 이해력이란 돈의 가치, 저축, 지출, 투자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이해하고 이를 실생활에 적용하는 능력을 말합니다. 어릴 때부터 작은 금액으로 직접 경험하며 배우는 것이 가장 효과적입니다. 금융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어릴 때 금융 교육을 받은 성인은 그렇지 않은 성인보다 저축률이 높고 부채 관리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금융감독원).
저는 아이들에게 돈 교육을 거창하게 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교재를 사거나 특별한 수업을 듣게 하는 게 아니라,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경험하게 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엄마가 실제로 생활비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가장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백 번 말하는 것보다 한 번 보여주는 것이 낫습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가정에서 금융 교육을 받은 경험이 있는 아이들은 소비 습관 형성에 있어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출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어릴 때의 경험이 평생 소비 습관의 기초가 됩니다. 지금 심어주는 것이 평생을 간다고 생각하니 더 신경 쓰게 됐습니다.
아이들에게 돈 이야기를 하는 것이 처음엔 어색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돈 이야기를 하면 물질적인 아이가 되는 건 아닐까 걱정됐습니다. 그런데 오히려 반대였습니다. 돈의 가치를 알게 된 아이들이 더 감사해하고, 더 아끼게 됐습니다. 모르면 아낄 수 없고, 알면 소중하게 씁니다.
실제로 한 아이들 돈 교육 방법
나이에 맞게 다르게 접근했습니다. 초등 고학년인 큰애, 중학년인 둘째, 초등 저학년인 막내. 각자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서 시작했습니다.
- 용돈 기입장 함께 시작하기 — 큰아이부터 용돈 기입장을 함께 시작했습니다. 엄마가 가계부 쓸 때 옆에서 같이 씁니다. 받은 용돈, 쓴 것, 남은 것. 이 세 가지만 적습니다. 처음엔 귀찮아했는데 한 달이 지나자 본인이 먼저 꺼내 썼습니다. 숫자가 쌓이는 게 보이니 재미있어졌습니다. 둘째도 언니가 하는 것을 보고 같이 하겠다고 했습니다.
- 장보기에 함께 데려가기 — 마트에 갈 때 아이들을 데려갑니다. 이번 주 장보기 예산이 오만 원이라는 걸 알려주고, 합산 금액을 함께 계산하면서 삽니다. 처음엔 사달라고 졸랐는데, 이 과정을 반복하다 보니 예산을 의식하게 됐습니다. 큰애는 지금 예산 초과 여부를 스스로 체크합니다. 엄마보다 더 꼼꼼하게 계산하기도 합니다.
- 원하는 것은 저축해서 사게 하기 — 갖고 싶은 것이 생기면 바로 사주지 않았습니다. 원하는 것의 가격을 알려주고, 용돈을 모아서 사게 했습니다. 처음엔 힘들어했는데 모아서 처음 산 것에 대한 만족감이 달랐습니다. 오래 쓰고, 아끼게 됐습니다. 사달라고 조르는 일도 많이 줄었습니다. 모으는 과정에서 정말 필요한 건지 다시 생각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 가계부 결과 간단히 공유하기 — 한 달에 한 번 이번 달에 얼마 썼고, 얼마 남았는지 간단히 이야기했습니다. 식비가 예산보다 줄었다, 이번 달은 배달을 덜 시켰다.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가정 경제를 이해하게 됐습니다. 학원비가 많이 나간다는 것도 알게 됐고, 그 이후로 학원 가기 싫다는 말을 예전보다 덜 하게 됐습니다.
- 선택하게 하기 — 마트에서 비슷한 상품 두 개를 보여주고 어느 것이 더 나은지 선택하게 했습니다. 더 비싼 것을 왜 사야 하는지, 싼 것은 왜 싼지 이야기했습니다. 단순한 경험이지만 가성비를 생각하는 습관이 됐습니다. 용돈으로 뭔가 살 때도 두 가지를 비교하는 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 저축 통장 함께 만들기 — 아이들 이름으로 저축 통장을 만들고, 용돈의 일부를 저축하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은행에 함께 가서 통장을 만드는 경험 자체가 교육이 됐습니다. 숫자가 쌓이는 것을 보면서 저축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이 생겼습니다. 큰애는 이제 잔액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는 것을 즐깁니다.
- 돈이 어떻게 버는지 이야기하기 — 아이들이 커가면서 돈이 어떻게 생기는지도 이야기했습니다. 아빠가 일을 해서 월급을 받고, 그 돈으로 우리가 생활한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당연하게 생각하던 것들이 어떤 노력으로 만들어지는지 알게 되니 더 감사하게 됐습니다.
지연 만족이란 즉각적인 욕구 충족을 미루고 미래의 더 큰 만족을 위해 기다리는 능력을 말합니다. 원하는 것을 바로 사주지 않고 모아서 사게 하는 것이 이 능력을 키우는 방법입니다. 이 능력이 높은 아이들은 어른이 됐을 때 충동구매를 덜 하고 저축을 더 잘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아이가 기다리는 것을 힘들어해도 그 과정 자체가 중요한 경험입니다.
용돈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실패 경험도 허용하는 것입니다. 용돈을 너무 빨리 써버려서 한 달 내내 없는 경험을 해보는 것도 교육입니다. 그 불편함을 직접 겪어봐야 다음에 더 신중하게 씁니다. 처음엔 속상하지만 개입하지 않는 것이 더 좋은 교육이 됩니다.
함께 돈 이야기를 시작하고 달라진 것들
아이들과 돈 이야기를 시작하고 나서 달라진 것들입니다.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 큰아이가 용돈 기입장을 스스로 매일 쓰기 시작함
- 마트에서 사달라고 조르는 일이 크게 줄어듦
- 원하는 것을 모아서 사는 경험이 만족감을 높임
- 가정 경제에 대한 이해가 생기면서 불필요한 요구가 줄어듦
- 둘째가 용돈을 아끼면 뭘 살 수 있는지 스스로 계산하기 시작함
- 막내도 장보기 예산 이야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함
- 아이들이 소비 결정을 더 신중하게 하게 됨
- 학원비가 많이 나간다는 것을 알고 나서 공부에 대한 태도가 달라짐
아이들에게 돈 교육을 한다는 게 어렵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특별한 교재나 방법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엄마가 실제로 생활비를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작은 경험들을 함께 하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오늘 장보기에 아이를 한 명 데려가는 것부터 시작해보십시오. 예산을 알려주고, 합산 금액을 함께 계산해보십시오. 그 한 번의 경험이 아이의 소비 습관 형성에 씨앗이 됩니다.
※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교육 조언이 아닙니다.참고: 금융감독원 / 한국보건사회연구원